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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한전생 망나니 강추
    카테고리 없음 2021. 5. 10. 19:23
    무한전생 망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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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전생 망나니.txt3.5M


    무한한 전생을 반복하는 무한전생자 찬석.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3,000번도 훨씬 넘은 삶이 하나 같이 가난에 찌든 삶이라니.
    노비, 농노, 노예, 천민의 반복.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모조리 죽여버리겠다.







     # 1


    무한전생-망나니 001화

    1장 노비, 농노, 노예, 천민(1)

    백호대장군.

    이 호칭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광무제를 도와 국가를 개혁하고 왜국과 북방 오랑캐를 토벌해 현재 국토의 기반을 닦은 이 위대한 장군에 대한 당시 세간의 평가는 지금과는 달리 극과 극을 달렸다.

    당시 그의 별명이기도 한 ‘망나니’라는 별명은 현재에는 ‘협객’의 의미에 더 가까웠으나 그 당시엔 명백한 멸칭(蔑稱)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멸칭은 당시 기득권층인 유학자와 사대부로부터 붙여졌으니 그에 대한 지배계층과 피지배층의 인식이 얼마나 상반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세간에 알려진 그의 무수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사실 그의 행보는 대단히 잔인했다. 특히 양반 계층에 대한 증오에 가까운 숙청작업은 광무제도 고개를 저을 정도였으니, 일례로는…….

    …….

    그러나 그의 기득권 숙청은 사농공상이라는 전근대적인 가치관에 의해 억눌려 있던 상공업의 숨통을 틔워주었고 시민계급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는 점에서…….

    -고3 역사 교과서에서 발췌

    * * *

    조용히 눈 돌아간 새끼. 마을 어르신이 그를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짧게는 개차반. 한 글자 더 붙이면 후레자식.

    평소에는 얌전하지만, 이놈 저놈 하며 자극하면 어른도 못 알아보고 눈이 뒤집혀 집에 불을 질러버리겠다는 살벌한 협박도 서슴지 않는 천하에 다시없는 놈으로 다시 한 글자 더 붙여서 개후레자식으로 불렸다.

    그 천하의 개후레자식은 개후레자식답게 걸쭉하게 욕설을 내뱉으며 곡괭이질을 하고 있었다.

    “젠장! 염병! 이 염병할 밭뙈기는 자갈도 겁나 많네!”

    입에 욕지거리를 문 건장한 청년이 욕을 뱉어내며 곡괭이로 땅을 내려찍었다.

    햇볕에 탄 시커먼 피부에 헝클어뜨려 뻣뻣한 검은 머리를 무질서하게 늘어뜨린 그는 쇠를 덧댄 곡괭이로 흙 고랑을 만들며 자갈을 땅 위로 긁어 올렸다.

    험한 농사일로 단련된 팔뚝의 근육이 곡괭이질을 할 때마다 역동적으로 꿈틀거렸다. 입술도 꿈틀거렸다.

    “X펄!”

    사내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연신 땅을 내려찍었다. 곡괭이 끝에 살기가 서려 있었지만 넉넉한 대지는 그 살기를 기꺼이 받아주고 돌멩이를 토해냈다.

    사내는 적당히 곡괭이질을 하더니 허리를 숙여서 주먹만 한 돌멩이를 주워 어깨 뒤로 툭툭 던졌다.

    돌멩이는 밭두렁 근처에 쌓여 있던 돌무더기에 정확하게 떨어졌지만, 사내의 입에서는 연신 욕설이 튀어나왔다.

    “X펄! 이런 니미!”

    이미 욕설이 입에 붙은 그는 밥심보다는 분노로 힘을 내는 모양이었다. 좀 떨어진 밭에서 일하고 있던 다른 소작농이 새참을 먹기 시작했지만, 그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도 연신 분노의 힘을 쏟아냈다.

    “X펄!”

    하지만 그의 굶주린 배를 채워줄 아낙네가 나타난 것은 새참 시간이 된 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서였다.

    “찬석아! 새참 묵으래이!”

    “어무이 왔소?”

    찬석이라 불린 청년은 곡괭이를 집어던지듯 던져놓고 어깨로 땀을 닦으며 밭에서 벗어나 여성에게 향했다.

    머리에 새참을 지고 온 여성, 최 씨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들을 보며 언제나 하는 잔소리를 털어놓았다.

    “욕 좀 하지 말거래이.”

    “아, 밭이 거지 같은데 어쩌것소?”

    “이놈아! 입이 그렇게 걸어서 어느 처자가 시집오겠다 글카겠노?!”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데 혼인은 무슨.”

    아들은 그렇게 애미 가슴에 못을 박으면서 새참을 들었다.

    최 씨는 그런 아들의 모습에 얼마 전 일어난 사건이 떠올랐다. 호밋자루로 짧은 나무토막 대신 긴 장대를 달았는데 마을 어른들이 그래서야 잡초를 제대로 뽑을 수나 있겠냐고 비난에 가깝게 훈계를 했다.

    그런데 그때 아들이 한 말이…….

    ‘이런 X펄 늙은 것들이! 우리 어무이 허리 좀 펴시라고 만들었는데 이렇게 또 초를 치네? 우리 어무이 허리 굽으면 나가 직접 어르신들 허리를 접어 버릴 테니께 입 닥치고 어르신네들 밭에 있는 잡초나 뽑으소. 알겄소?’

    자신을 위해서 만들어준 긴 호미는 서서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장시간 일하기가 매우 편했다. 허리도 덜 아팠다.

    아들이 자신을 생각해서 개량해 준 도구라는 점에서 어미로서 흐뭇하기는 했지만, 그 거친 언행은 짐짓 염려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런 걱정도 잠시, 맛있게 밥을 먹는 아들의 모습에 최 씨는 흐뭇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녀의 인생에서 아들은 삶의 보람이었다.

    “그럼 쉬엄쉬엄 하그래이.”

    “쉬엄쉬엄하면 어느 세월에 이 밭을 다 갈으요? 어무이는 신경 쓰지 말고 집에 가게시소.”

    “오냐.”

    최 씨는 아들이 걱정되면서도 발걸음을 서둘렀다. 삯바느질 거리가 쌓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들 장가보내려면 부지런히 일을 해서 땅 한 마지기라도 구해놔야 했다. 가난한 소작농의 삶이었지만 든든한 아들이 있어 그녀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X펄!”

    어미가 돌아가고 난 후 다시 곡괭이질을 시작한 찬석은 갑자기 크게 욕설을 뱉더니 곡괭이를 쥔 손을 놓고 손목을 털었다.

    하필이면 곡괭이가 정확히 돌을 때려 손이 아려왔다.

    “이런, X벌!”

    찬석의 입에선 욕이 나왔으나 땅에 욕을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도 당연히 그런 이치를 알고 있으니, 실상은 다 지주인 김 진사 댁을 욕하는 것이었다. 이 거지 같은 땅을 부치라고 한 X 같은 새끼.

    재작년에 찬석이 뭐 빠지게 일궈 옥토가 된 땅은 거둬들이고 또 이런 니미 염병할 땅을 부치라고 넘겨줬으니 이 얼마나 더럽고 치사한가? 찬석의 입에서 욕설이 떨어질 수가 없었다.

    아니, 그건 욕설이 떨어질 수 없는 이유 중 하나 했고 또 다른 이유는 그의 비밀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런!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노비, 농노, 노예, 천민. 그가 근 십만 년 넘게 겪고 있는 인생이었다.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생에 십만 년의 경험이라니…….

    이상하지만 그가 무한한 전생을 반복하는 무한전생자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리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운이 안 좋은 건지 이상하게 근래의 환생에서 지지리도 운이 없었다.

    적어도 100번에 한 번은 그럭저럭 먹고 살 만한 집안에서 태어나는데 근래(?)에는 삼천 번도 훨씬 넘은 전생이 하나 같이 천하면서도 가난에 찌든 집안의 태생이었던 것이다.

    노비, 농노, 노예, 천민의 반복.

    이런 태생은 이번 생에도 마찬가지라 도대체 이 삶이 언제부터 시작되었고 이번에 몇 번째 삶인지 생각나지도 않을 정도였다.

    게다가 마나라든지 내공이라든지 그런 이능도 이번 삶에는 전혀 없었다. 또한, 유교니 뭐니 하는 거지 같은 신분제 사상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사회인 데다가 경제구조조차 상업보다는 땅을 중심으로 한 자급 자족형이라 자기가 부칠 땅이 없으면 자수성가할 가능성이 전혀 없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하여 상인이 천시받는 시대이기도 했다.

    사냥을 하려고 해도 인근 야산에 주인 없는 곳이 드물었고, 지적 재산권 개념이 없어서 전생의 기억을 이용해 발명을 해도 빼앗기기만 할 뿐 편히 살기는 글러 먹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이 추운 것은 사시(四時)의 정상적인 이치이니, 만일 이와 반대가 된다면 곧 괴이한 것이다.’라고 지껄이며 종들이 만든 겨울나기용 흙집을 부순 선비가 대쪽 같다며 칭송받는 시대이니 오죽하랴?

    아마 그 선비는 누비옷을 입고 화로로 숯불을 쬐며 따뜻하게 겨울을 보냈을 것이 분명했다.

    차라리 도적이나 될까 생각도 해봤지만, 눈물로 자신을 기른 어미를 생각하니 사람의 도리를 벗어나기가 찜찜해 이 거지 같은 하루하루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런 김진생! 죽어라! 김진생!”

    김진생은 김 진사 댁의 마름으로 김 진사 못지않은 쓰레기였다. 그가 마름이란 지위를 이용해 소작농 처자들과 여식들을 희롱하고 다니는 걸 모르는 마을 사람은 없었다.

    김 진사 그 새끼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김진생 그놈이 채홍사 짓을 제법 잘하는 모양이라 제재도 하지 않고 예쁜 처녀의 단물을 빨아 먹고 있었다.

    뭐, 지들이 뭘 하든 무슨 관계가 되든 찬석에게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지만 피땀 흘려 일군 것을 지주라는 명목으로 홀라당 착취해 가는 행태는 정말이지 욕을 내뱉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열 받아서 그냥 콱 혀를 깨물까, 목을 매달까, 간수병을 들이킬까 대수롭지 않은 고민도 했지만, 그놈의 연민이 뭔지…….

    자신을 먹여 살리겠다고 갖은 고생을 한 모친이 눈에 밟혀서, 더러워도 참고 살고 있었다.

    자신이 자살하면 엄청나게 충격을 받을 걸 알면서도 자살하기엔 찜찜했다.

    제길. 어차피 무한전생자인데 인생 뭐 있나? 나중에 엿 같으나 지금 엿 같으나 똑같이 엿 같기는 마찬가지인데…….

    그는 그렇게 자조하며 곡괭이로 연신 땅을 내려찍었다. 나중에 양심에 찔려 후회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몸이 고생하는 편이 훨씬 더 마음이 편했다.

    무한전생자인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지금의 삶이 끝나도 자신에게 남을 유일한 것, 기억과 거기에 담기는 후회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분노의 힘으로 땅을 곡괭이로 찍어도 체력이 무한한 것은 아니었다.

    해가 점점 기울어질수록 욕설을 내뱉을 힘도 아껴야 해서인지 입이 조용히 닫히고 묵묵히 곡괭이질을 하는 천석이었다.

    * * *

    해가 질 무렵, 홍 노인은 곡괭이를 어깨에 짊어지고 마을로 돌아오는 청년을 목격했다.

    싹수없는 놈. 싹수없기로는 마을에서 제일가는 놈이었다.

    하지만 지어미를 아끼는 효심과 성실히 일 잘한다는 점은 마을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그런데 그게 홍 노인에게는 더욱 불쾌한 점이었다. 성실하면 뭐하나? 어른에게 싹수가 없는데…….

    “이놈아!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해야지!”

    홍 노인은 찬석이 자신을 보자마자 호통을 쳤다. 그 모습에 찬석은 혀를 차며 고개를 숙였지만 홍 노인의 얼굴에는 꼴 보기 싫은 인간을 보니 기분이 더럽다는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쯧쯧쯧! 공손함은 엿 바꿔 먹었더냐?”

    인사를 했는데도 또 지랄인 걸로 봐서는 대놓고 시비를 거는 것이 분명했다. 찬석은 불퉁한 어조로 대꾸했다.

    “바꿔 먹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이놈이?! 어른에게 말버릇이 그게 뭐냐?”

    “나이가 벼슬이오?”

    “허! 장유유서도 모르는 놈! 네놈은 안 늙을 것 같으냐?!”

    “거- 홍 노인처럼은 안 늙을 거니까 댁하고 똑같은 늙은이가 될 거라고 지레짐작하지는 마이소.”

    “뭐 이놈아?!”

    나이만 많으면 장땡인가? 그게 바로 나이 패권주의라는 것이다. 타파의 대상이지.

    홍 노인이 찬석을 보고 싹수없는 후레자식이라는 식으로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

    그 소리를 들은 옆집 아낙은 또 시작이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고, 찬석은 그런 홍 노인을 무시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작은 초가집. 하지만 그의 집은 다른 집과는 좀 달랐다. 작지만 모친과 둘이 살기에 그리 작진 않았고, 벽을 보면 꼼꼼히 마감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차이는 모친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해주기 위해 만든 흔들의자와 책상 등의 가구였다.

    그밖에도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나 장치들이 있었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상한 집이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었다.

    찬석이 후레자식이란 평판 때문에 그가 만든 물건이 편리해 보여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찬석은 신경 쓰지 않았다. 안 그래도 거지 같은 인생 몸이라도 좀 편해야 하지 않겠는가?

     



    grreeen1001
    너무 좋아요
    수겸왕
    강추입니다
    grreeen1001
    요잇
    지투호갱
    감사ㅜㅜ
    이삐루
    와우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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